그것이 알고싶다
임파 세포들의 활성화 및 최종 분화
우리는 이제 피 말고도 임파액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모든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몸을 지키는 백혈구 중의 임파세포, 즉 B 세포와 T 세포는 이들이 그 기능을 획득하는 최종 기관의 이름에서 유래 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B 세포는 조류의 점액낭(粘液囊; Bursa)이나 포유류의 골수(骨髓; Bone Marrow)에서 항체를 만드는 기능을 부여 받고 있고, T 세포는 조류나 포유류에 상관없이 모두 흉선(胸線, 가슴샘; Thymus)에서 면역세포로 완성됩니다.
(좌) 임파절 / (우) 비장 (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면역세포로의 분화(分化; Differentiation)가 끝난 백혈구들은 우리 몸을 돌면서 외부의 침입자들을 살피게 됩니다. 그리고 B 세포의 경우에는 임파절(Lymph Nodes, 흔히들 “임파선”이라고도 부릅니다만, 저는 “임파절”로 쓰겠습니다)을, 그리고 T 세포의 경우에는 비장(脾臟, 지라; Spleen)을 베이스캠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을 순환하는 세포들이니 당연히 임파절에도 T 세포가, 그리고 비장에도 B 세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임파액이 조직을 돌면서 여기에 들어있는 병원성 미생물을 발견하면, 검문소를 통과하는 도중 이를 인지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만나면 이 세포를 바로 활성화 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B 세포나 T 세포들은 병원성 미생물들(抗原; Antigen)을 만나기 전까지는 마치 동면상태(冬眠狀態)에 들어 있는 것처럼 세포는 별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항원을 인지하면 바로 세포질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핵산과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면서 세포 분열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활성화(Activation)”라고 부릅니다.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백혈구는 그 수가 극히 적습니다만, 활성화를 통해 세포 분열이 계속해서 일어나면, 그 수는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활성화된 세포들은 면역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최종 분화를 시작합니다. B 세포는 최종 분화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이 인지한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抗體; Antibody)를 만들어 혈액으로 뿌리고, 이 항체들은 혈액을 타고 돌면서 병원성 미생물들을 공격하게 되는 것이지요.
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B 세포나 T 세포는 각각 한 가지의 항원밖에 인지하지 못합니다. 항원을 인지하여 세포 분열을 통해 늘어나는 세포들은 처음에 활성화된 세포와 모든 특성이 동일합니다. 이러한 세포 집단을 우리는 “클론(clone)”이라고 부릅니다. 복제인간은 당연히 클론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항원들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 클론을 형성할 수 있는 수 억 개의 백혈구들이 존재해야 하겠지요? 시골 마을에서 늑대가 나오고 호랑이가 나오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몽둥이나 낫을 들고 이들과 대항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항원을 만나지 않으면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수 억 개 이상의 백혈구를 군대로 두는 편이 나을까요, 아니면 시골 동네 사람들처럼 항원이 나타나면 숫자는 적지만 모두가 나아가 싸우는 편이 나을까요?
그렇습니다. 전문화된 병사들의 힘은 정교하고 막강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세포의 숫자에 비하면 특성화된 병사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잘 사는 나라에서 그 정도의 병력을 유지하는 것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진화과정을 통하여 매우 정교하고 강한 군대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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